1. 들어가며
이 글을 내가 쓰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나는 남자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종종 같이 일하는 인턴들, 혹은 컨설팅에 관심 있는 주변 여자분들한테 이런 질문을 받기도 한다.
전략 컨설턴트는 여자가 할만한 직업이냐? 해본 입장에서, 주변을 많이 본 입장에서 얘기해달라”
나름 컨설턴트를 진지한 커리어로 생각하는 과정에서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질문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일단 결론부터 얘기하면 “정말 괜찮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반대로 말하면 그 “괜찮다”는 얘기를 객관적으로 해주기 위해 이 글을 쓰는 이유도 있다.
여성 전략 컨설턴트가 이번 글의 주제이다.
좀 더 Framework화해서 “입사 – 생활 – High-Level”로 팩트 중심으로 접근해 보고자 한다. 그중에서 answer-first 느낌으로 high-level부터 접근해보고자 한다. 이 글을 보는 wanna-be 여성 컨설턴트 들은 그 커리어의 끝을 보고 싶기도 할 것 같기 때문이다.
2. 객관적 팩트1 – High-Level 리더십
컨설팅에서 최종 직급은 “파트너”라는 직급이다. 각 회사별로 파트너도 레벨이 다르긴 하지만, 일단 파트너로 총칭하자.
월급보다는 프로젝트 세일즈 성과에 책임을 지고, 그만큼 회사의 지분에 의한 분배를 받는 “컨설팅펌의 주주”같은 역할이다.
그런 파트너 중에서도 일례로 국내 BCG 같은 경우는 파트너 중에서도 더 레벨이 높은 “시니어 파트너”가 여성분이시다. 조금만 검색해보면 바로 이름이 나오는 분이라 여기서는 실명을 거론하지 않겠다. 베인에서 파트너를 하시다가 BCG로 옮기신 분인데, 그야말로 “컨설턴트의 전설”같은 분이라고 알고 있다.
일단 최고위 High-level에서는 충분히 본인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백업이 될 것 같다.
주변에서는 같이 일하는 되게 높다고 생각하는 파트너님들이 “아, ooo 파트너님은 진짜 레전드지”라고 하는 걸 들을 때면 정말 입지전적인 분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3. 객관적 팩트2 – 신입 입사자
객관적 통계를 낸 건 아니지만, 최근 업계에 있으면서 들은 것들 중에 신입 입사자들 중 50~60%가 여성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 있다. 실제로 그걸 보고 내가 다니던 펌의 가장 최근 신입 입사자들 상황을 보니 정확하게 58% 정도가 여성 입사자들이더라.
그리고 같이 일하는 파트너들 중에서도 술을 마시며 “객관적으로 케이스를 여성분들이 잘본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해당 팩트를 봤을 때도 컨설팅은 “입사”측면에서 여성 분들께 크게 불리하지는 않은 것 같다.
4. 객관적 팩트3 – 컨설턴트 생활
글쎄, 생활적인 부분은 사실 잘 모르겠다.신입과 High-level의 case로 증명 됐으니, 그만큼 그 과정인 “생활”적인 부분도 나쁘지 않다고 얘기하고 싶기는 한데, 그러기엔 반박논리가 떠오르긴 한다. 신입 입사자 중 여성 비율 대비 파트너 중 여성 비율의 conversion rate가 다르긴 하기 때문이다.
사실 쉽지는 않다. 그런데 여성이라서 쉽지 않다기 보다는 컨설턴트의 삶 자체가 쉽지 않긴 하다.
체력적인 면/건강적인 면에서는 힘든 부분이 있긴 하고, 이런 생활 패턴이 아무래도 30대 이후 결혼 생활에 큰 변수가 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중간에 퇴사를 선택하긴 한다. 그런데 중간에 퇴사를 선택한 사람들 중에 또 못 지내는 분들은 없는 것 같다.
반대로 말하자면 컨설팅은 공정한 삶이다. 본인의 실력이 있으면 철저하게 평가 받는 곳이고, 그 평가에 따라서 본인의 승진이나 이런 게 결정된다. 개인적으로 “여성이기 때문에” 평가에서 무시를 받는 경우는 못 본 것 같다. 예컨데, 대학교를 4년 칼졸업한 만 23세 정도에 입사한 여성 분이 20대에 PM 역할을 하면서(보통 만 6년 정도 다니면 PM을 하니) 나이 50 넘는 회사 CEO/임원급들에게 피칭을 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막말로 그분이 클라이언트 대표한테 pitch를 할 때, 그분의 남자 동기는 신입사원으로서 자리 세팅을 하는 게 충분히 가능하고 실제 없는 얘기도 아니다. (모 여자 PM분께서 프로젝트를 들어갔는데, 클라이언트 가장 말단이 자기 친구였다는 얘기를 해준 적이 있다. 심지어 말단 중에서 에이스니까 그 프로젝트에 참여했겠지만)
5. 나가며
컨설팅펌은 철저하게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기 때문에 평가의 기준에 성별이 껴드는 느낌은 전혀 아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충분히 사람과 교감하면서 컨설팅 업무를 할 수 있는 침팬지가 있다면, 충분히 돈을 주고 컨설팅 펌에서는 고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이다. (심지어 그 침팬지가 침팬지 컨설팅 시장이라는 새로운 영역까지 개척해온다고 하면)
물론 이렇게까지 얘기하지는 않지만, 이 글의 제목에 대한 답변은 충분히 됐을 것 같다.